비문해 어르신 스마트폰

비문해 어르신 스마트폰만큼 어려운 키오스크, 실전 연습은 어떻게 할까요?

plansnews 2025. 7. 2. 10:00

요즘은 동네 분식집이나 햄버거 가게뿐만 아니라 커피 전문점, 병원 접수 창구, 지하철 승차권 발급기까지 키오스크(무인 주문기)가 없는 곳을 찾기 어렵습니다.
젊은 세대에겐 터치 몇 번이면 끝나는 간단한 기계지만, 비문해 어르신께는 이 키오스크가 현실에서 마주하는 ‘디지털 장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복지관 현장에선 “돈이 있어도 버튼이 뭔지 몰라 그냥 돌아왔다”는 말이 흔하게 들립니다.
특히 글자를 읽기 어렵거나 손끝 감각이 둔하신 분들께는 낯선 화면 구조, 작은 글씨, 제한된 선택 시간까지 겹쳐 두려움부터 앞서기 마련입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찾아가는 디지털배움터나 복지관 스마트폰 교실에서 키오스크 사용법을 함께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다시 메뉴를 보려 하면, “교육받을 땐 할 수 있었는데 혼자서는 못 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만큼 키오스크는 이론만으로는 익숙해질 수 없는 실전 중심 학습이 필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글자를 못 읽으셔도 메뉴 사진과 버튼 색깔로 흐름을 익힐 수 있는 연습법,
집에서 따라 해볼 수 있는 모의 체험 방법, 가족이 꼭 해주셔야 할 따뜻한 실전 팁까지 단계별로 담았습니다.
작은 성공 경험 하나가 어르신께 세상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비문해 어르신 스마트폰만큼 어려운 키오스크, 실전 연습은 어떻게 할까요?

 

키오스크는 왜 어르신께 어려울까요?

 

 

키오스크가 어려운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화면 구성이 대부분 작은 글자와 복잡한 메뉴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제한된 시간 안에 버튼을 눌러야 하고, 결제까지 단계가 많아 어르신께는 한 번 실수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불안감이 큽니다.

특히 비문해 어르신은 ‘이 버튼을 누르면 어떤 화면으로 넘어가는지’를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계별로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키오스크에는 음성 안내 기능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어서, 혼자 메뉴를 찾는 데 큰 어려움을 느끼십니다.

때문에 실전 연습에서는 글자를 읽는 법부터 가르치기보다는 아이콘과 그림으로 메뉴 흐름을 기억하도록 돕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또한 자주 쓰는 가게(프랜차이즈 버거집, 분식점, 커피숍 등)의 키오스크 화면을 그대로 흉내 낸 모의 체험기기를 반복해서 눌러보는 것이 자신감을 키우는 지름길입니다.

 

화면 구조와 자주 나오는 버튼을 먼저 익히세요

 

 

키오스크는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 구성은 거의 비슷합니다.
첫 화면: 메뉴 선택 → 옵션 선택 → 결제 방식 → 영수증 출력
이 4단계를 머릿속에 간단히 그려두시면 훨씬 덜 막막합니다.

예를 들어 햄버거집 키오스크라면:

  1. 메뉴 사진(세트·단품) 선택
  2. 빵, 음료, 사이드 옵션 선택
  3. 결제 수단 선택(카드·현금)
  4. 결제 후 영수증 출력

비문해 어르신께는 글자 대신 메뉴 사진과 색깔 버튼을 중심으로 흐름을 외우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자주 쓰는 가게라면 “빨간색 버튼은 결제, 파란색 버튼은 옵션 선택” 식으로 색상과 위치를 기억하게 해주세요.

복지관 교육 현장에서는 실제 버튼 모양과 순서를 사진 카드로 만들어서 순서대로 배치해보는 놀이 방식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손에 익으면 화면이 달라져도 당황하지 않고 기본 순서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 연습법과 가족 꿀팁

 

 

요즘은 복지관이나 디지털배움터 외에도 집에서 무료로 연습할 수 있는 키오스크 시뮬레이터 앱과 웹사이트가 많아졌습니다.
예시: 디지털배움터 홈페이지, 서울디지털재단 키오스크 체험존, 시니어 전용 모의 키오스크 앱

어떻게 연습하면 좋을까요?

  1. 어르신께 화면을 보여드리고, 가족이 처음에는 손을 잡고 버튼을 눌러봅니다.
  2. 두 번째부터는 어르신 혼자 버튼을 누르게 하고, 실수를 해도 절대 대신 눌러주지 말고 칭찬하면서 기다려주세요.
  3. “빨간색 누르면 결제, 파란색 누르면 다음 화면”처럼 짧은 문장으로 설명해 주세요.
  4. 마지막에는 꼭 영수증 나오면 ‘성공!’이라고 칭찬해 드리면 자신감이 커집니다.

가족 꿀팁

  • 실제 주문서 그림을 출력해 집에 붙여두면 순서 기억에 도움이 됩니다.
  • 가끔은 실제 가게에 가서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 영수증 출력이 되지 않아도 카드 결제가 끝나면 성공한 것이므로 지나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설명해주세요.

 

작은 성공 경험이 어르신의 외출 반경을 바꿉니다

 

 

키오스크는 비문해 어르신께 단순한 기계가 아닙니다.
한 번의 버튼 터치가 실패하면 “나는 역시 못한다”는 자책이 쌓이고, 결국은 정보 격차가 더 깊어집니다.
반대로 햄버거 하나, 커피 한 잔이라도 스스로 주문해본 경험은 디지털 세상과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작지만 강한 믿음을 만들어 줍니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허락하는 연습 환경입니다.
교육장에서 한두 번 해보고 끝내면 실전에서 막막해집니다.
가족과 복지관, 자원봉사자가 손을 잡고 “이번엔 어디서 헷갈리셨어요?”라고 다정하게 물어봐 주면, 어르신께서 다시 해볼 용기가 생깁니다.
키오스크가 어렵다면 음성 안내나 실습 모형부터 시작하고, 자주 쓰는 가게는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까지 연습해두면 좋습니다.

디지털 포용은 큰 정책이나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기다려주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버튼 하나 누르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보다, 실수해도 다시 눌러볼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을 보내드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게 작은 성공이 쌓이면 키오스크는 어르신의 외출 반경을 넓히고, 병원 예약부터 버스 앱까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립의 첫걸음이 됩니다.

오늘 부모님과 키오스크 버튼 하나라도 같이 눌러보세요.
이 작은 경험이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정보격차 없는 일상을 여는 든든한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