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문해 어르신 스마트폰

비문해 어르신을 위한 ‘디지털 거점 공간’ 국내외 설계 사례

plansnews 2025. 7. 7. 10:00

스마트폰은 어르신께도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활 필수품입니다.

병원 예약부터 복지 서비스 신청, 가족과의 영상통화까지 이제는 모바일로 해결하지 못하면 더 큰 정보격차가 발생합니다.

하지만 글자를 읽기 어렵거나 버튼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비문해 어르신께는 스마트폰과 키오스크가 여전히 ‘어렵고 실수하면 큰일 나는’ 두려운 존재가 되곤 합니다.

비문해 어르신을 위한 ‘디지털 거점 공간’ 국내외 설계 사례

문제는 디지털배움터나 복지관 스마트폰 교실이 있어도 ‘정해진 시간 외에 혼자 연습할 공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한 번 배우고 나면 다시 물어볼 곳이 없고, 작은 실수에도 “괜히 민폐 아닐까” 하며 주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언제든 방문해 질문하고 연습할 수 있는 ‘디지털 거점 공간’을 마을 단위로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북유럽 등 해외의 고령층 디지털 공간 운영 방식과 국내 복지관·주민센터에서 시도 중인 소규모 ‘디지털 카페형 거점 공간’ 사례를 비교해 보고, 우리 지역에서 실현할 수 있는 설계 아이디어까지 구체적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왜 ‘디지털 거점 공간’이 필요한가요?

 

 

어르신 디지털교육은 단기 특강으로 끝나면 효과가 거의 남지 않습니다.

특히 비문해 어르신께는 글자 하나, 버튼 하나도 반복해서 눌러보고 실수해보며 몸으로 익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복지관 수업은 주 1~2회에 그치고, 그 외의 시간에는 집에서 혼자 연습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질문할 사람이 없는 상태’는 어르신께 가장 큰 불안 요소입니다.

복지관에서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오세요”라고 해도 실제로는 다시 찾아오는 것을 망설이십니다.

공간이 바쁘거나 담당자가 없으면 “민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는 어르신이 부담 없이 들러서 차를 마시며 디지털 기기를 다시 만져보고 질문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을 주민센터나 도서관 안에 따로 마련합니다.

동년배 멘토나 청년 자원봉사자가 상주해 있어 스마트폰 버튼 하나라도 다시 눌러보고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공간이 있으면 배운 것을 잊어버려도 다시 연습할 수 있고,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줄어듭니다.

 

 

해외의 ‘디지털 거점 공간’ 대표 사례

 

 

먼저 일본의 ‘마을 정보살롱’ 모델이 대표적입니다.

일본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작은 마을회관 한쪽에 커피포트를 놓고 누구나 들어와 스마트폰을 꺼내 만질 수 있는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지역 주민센터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돌아가며 상주해 간단한 사용법부터 키오스크 주문까지 옆에서 천천히 설명해줍니다.

고령층은 한자 읽기가 익숙하지 않아 공공앱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정보살롱에서는 문해교육과 디지털 실습을 함께 연결해 ‘글자+버튼’을 한 번에 연습하도록 돕습니다.

핀란드와 스웨덴 등 북유럽 일부 지자체에서는 도서관과 카페를 결합한 ‘디지털 헬프 카페(Digital Help Cafe)’를 운영합니다.

도서관 내에 태블릿과 키오스크 기기를 모형으로 설치해 누구든 예약 없이 연습할 수 있고, 동년배 멘토나 청년 봉사자가 상주해 차 한 잔 하며 실수를 반복해보도록 격려합니다.
이 모델의 핵심은 ‘질문해도 눈치 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전문 강사가 수업하는 형식이 아니라,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며 배우기 때문에 어르신의 심리적 문턱이 낮아집니다.

 

 

국내에서도 가능한 마을형 디지털 거점 공간 설계 아이디어

 

 

국내에서도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일부가 이미 작은 거점 공간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공간 활용도가 낮거나 지정 시간이 짧아 충분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예산으로도 실현 가능한 운영 팁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복지관이나 주민센터 유휴 공간 활용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동아리방, 소모임실의 한쪽을 디지털존으로 만들어 스마트폰, 키오스크 모형, 태블릿을 비치해두면 됩니다.

 

둘째, 상주 인력은 ‘동년배 멘토+청년 봉사자’ 혼합

청년이 장시간 상주하기 어렵다면 기존 스마트폰 교실을 수료한 어르신 멘토가 오전 몇 시간만이라도 돌아가며 배치됩니다.

이렇게 하면 어르신들끼리 눈높이가 맞아 질문하기 편합니다.

 

셋째, ‘질문해도 괜찮은 공간’이라는 안내문과 분위기

“여긴 마음껏 물어보셔도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공간 곳곳에 붙여두세요. 어르신은 작은 글자 한 줄에 용기를 얻습니다.

 

넷째, 가족 참여 프로그램과 연계

주말에는 자녀나 손주가 함께 와서 부모님 스마트폰 설정을 다시 점검해드릴 수 있는 가족행사로 운영해보세요.

실제로 가족과 거점 공간에 오면 어르신의 연습 지속률이 높아집니다.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어르신의 디지털 버팀목이 됩니다

 

 

비문해 어르신께는 한 번 배운 스마트폰도 실수를 두려워하면 다시 포기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마을 안에 언제든 들러서 물어보고 다시 연습할 수 있는 거점 공간이 있으면 배운 내용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습니다.
해외의 디지털살롱이나 헬프카페처럼 정해진 강의가 아니라도 친구처럼 차 한 잔하며 버튼을 눌러볼 수 있는 분위기가 어르신께는 큰 힘이 됩니다.

우리 동네 복지관과 주민센터에서도 공간 하나만 비워두어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비싼 기기보다 어르신의 마음을 열어주는 따뜻한 환경입니다.

오늘 부모님과 함께 가까운 복지관 디지털 코너를 찾아보시고, 가족도 함께 연습하며 “언제든 물어보셔도 돼요”라는 말을 자주 건네주세요.

작은 공간 하나가 부모님께는 스마트폰을 끝까지 배워볼 용기를 주는 가장 든든한 디지털 버팀목이 될 것입니다.